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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 꿈, 거울과 산 / 조 덕현을 위한 기록 : 리-컬렉션 _ 폰투스 키안더 2008/09/02
나비 꿈, 거울과 산

조 덕현을 위한 기록 : 리-컬렉션



폰투스 키안더


왜 거울인가?

거울은 이야기꾼들이다. 한편으로는 진실을 주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할 정도의 사기꾼들이다. 불량 거울은 사물을 왜곡하고 모든 거울은 형상(形像)을 전도(轉倒)시킨다. 실재로는 하나인 것을 두 개로 증가시키는 거울은, 서로를 가리키고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 거울을 바라보더라도 우리는 환영과 마주칠 수 밖에 없고, 현혹의 위험성도 함께 도사리고 있다. 거울의 상이 많아지면 결국 현실감은 상실된다. 반사된 상(像)이 또 반사되고, 사물이 왜곡되고, 비현실적이며 꿈 같은 상황이 연출되면서 결국 ‘사실’인 것은 아무것도 없어진다. 그 유명한 오손 웰스Orson Wells의 상하이로부터 온 숙녀The Lady from Shanghai(1947)의 엔딩 장면에서처럼, 그 어떤 투영에 대한 신뢰도 치명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표면상으로 보았을 때 거울은 단지 두 개의 현실을 사이에 둔 얇은 유리 판에 불구하다. 당신이 손을 뻗으면, 맞은편의 손 또한 당신에게 다가온다. 그것이 보여주는 대칭성은 완벽하고, 유리 건너편의 현실 또한 완벽하다.
만약 우리가 거울 안의 세계로 들어 갈 수 있다면?
이것에 대한 문학적 비유로는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의 앨리스에 대한 두 번째 책인 거울을 통해Through the looking glass를 예로 들 수 있다. 만일 모든 것이 반대인 세상이 있다면 태도, 글쓰기 등등… 모든 다른 것도 반대여야 하는 것이다.      

거울은 유혹자이며 요부의 주요 도구이다. 거울은 주로 허영심, 그리고 여성성과 연결되나 결국 거울의 유혹에 빠진 것은 남자- 연못의 표면에 투영된 자신과 사랑에 빠진 그리스/로마 신화의 나르시스였다. 나르시스에게 쌍둥이 여형제이자 애인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그 주장의 사실유무에 관계 없이, 자기심취가 그를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그가 죽은 곳에서 나르시스 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거울에 어쩌면 진실이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은 쌍둥이로 임신되고 한 명은 자궁으로 흡수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생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은 아니지만 실제로 가끔 발생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는 처음부터 잃어버렸기 때문에, 이를 끝없이 갈망하는 쌍둥이 형제가 있는지도 모른다. 에로스(사랑의 신)에 대한 깊이 있는 담론이 전개되어 있는 플라톤Plato의 향연Symposium 에는 사람은 시작부터 쌍둥이였지만 제우스가 둘을 갈라놔서 서로를 갈망하도록 하는데, 바로 이것이 사랑과 외로움의 기원이라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다시 나르시스가 언급 될 수 있는데 이는 그가 샘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랑하게 되어 한 발짝도 떠나지 못하고 샘만 들여다보다가 마침내 탈진하여, 또는 샘물에 빠져 죽었기 때문이다.
오랜 옛날, 우리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이 비친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리고 내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거울은 매우 드물고 사치스런 것이었지만 거울에 비친 이미지는 여전히 어둡고 둔탁한 것이었다. 유리거울의 발견과 함께, 현대 사진기의 전신인 카메라 옵스큐라 (camera obscura : 바늘구멍상자) 와 대량 복제가 발명되었다.  유리거울은 가상 현실의 시조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이는 착시현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건물 내부에 유리거울을 설치 했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친 세계는 완벽한 세계이며 현혹의 세계이다.



그 예술가와 나는 나이와 물리학이라는 현실을 무시하면서 어린 두 소년들처럼 돌에서 돌로 뛰며 강 바닥을 따라 움직였다. 지금은 벚꽃의 시기, 얼마나 만개하였는가를 보라. 산에 봄이 찾아 왔을 때, 나무들은 꽃으로 뒤 덮인다. 물은 깨끗하고 시원하다. 수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가며 우리는 돌과 돌 사이를 뛰어 덕유산에 있는 유명한 백련사(White Lotus Temple)까지 갈 수 있었다.  계곡 더 아래 쪽에서, 우리는 같은 물에서부터 길러진, 신선한 민물 송어회를 먹었다. 천국은 여러 형태로 오고, 이도 천국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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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백련 그리고 나비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신문왕 재위 시절, 백련선사가 백련과 부처의 지혜에 관한 꿈을 꾸었다. 깊은 산속에서 희귀한 식물을 발견한 꿈을 꾼 그는 깨어난 후 그 장소를 찾아 나서고, 결국 땅속에 숨겨져 있는 식물을 발견한다. 그는 맨 손으로 그 식물을 캐내고, 그 자리에 절을 세웠다. 아직도 건재하게 그 자리에 서있는 백련사에 대한 전설은 이렇게 전해 내려온다.

불교에서 백련은 청순, 고상함과 지혜를 의미한다. 왕궁 연못의 백련은 그 향이 최음제 역할을 한다고 여겨 매우 인기가 높았다. 백련은 매우 복잡한 특성을 가진 식물이다. 뿌리는 진흙에서 자라고, 줄기는 물 속에 있고 잎은 물의 표면에 떠있고 꽃은 물 위로 올라온다. 이는 올바른 인간성 형성과 비교되곤 한다.

아시아에서 연꽃이 부처와 지혜와 연결되는 한편,  다른 편에서는 이를 망각, 현혹 및 죽음과 연결시킨다. 오디세이의 9 번째 책에서 우리는 연꽃을 먹는 로토파기를 만난다. 연꽃을 먹고 사는 그들은 마취성 도취, 중독 및 무기력한 잠에 빠진다. 그들은 집과 가족을 망각하고, 끝없는 잔치를 계속하는 것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들이 실제로 어떤 식물에 중독 되었는가에 대한 과학적인 논쟁도 있는데 최근에는 나일강에 서식하는 청련이 제시되었다. 청련의 마취효과는 이집트의 종교 의식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였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연꽃이 인간성과 비교가 되어 왔다면, 나비도 또한 그렇다. 애벌레에서 날개 달린 나비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에 나비는 기독교에서는 부활을 의미한다. 또한, 성충으로서의 나비의 삶이 매우 짧기 때문에 생의 덧없음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바로 이부분이 나비를 생과 사와 연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귀부인이 근처의 테이블 위에 올려진 군주의 유골을 보며 침대에서 애도 하던 중, 나비 한 마리가 펄럭이며 방으로 들어 오는 것을 보았다. 나비는 조용히 날라와 유골 항아리 위에 앉은 후 그 위에서 죽음을 맞이 하였다. 때는 나비가 거의 없어진, 늦은 가을이었다.

덴마크 시인 잉거 크리스텐센 Inger Christensen은 본인의 소네트 전집을 나비에게 헌정하였다.  그녀는 “상승하라 모르페우스, 잠의 신이여”,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밤나방의 모습을 가장 먼 곳으로 보내버려라”: 라고 작성하고 있다.

나에게 신을 닮는 다는 것과
잿회색빛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얼마나 부드러운 일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겨울나방은 그녀에게 죽음이 주는 영향과, 날개가 가지는 반사성- 해골이 보여주는 유사성에 대해 더 숙고할 이유를 주고 있다:      

나는 번데기의 무기력한 상태와 다를 것이 없다.
거울로 둘러싸인 차가운 방안에서,  
필요함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가차없이 행해진 그들의 해방  

그리고 내가 마주한 것은, 빼앗긴,
공허한 응시, 이는 단순한 죽음이 아니다 –
이 것은 죽음의 눈을 통해서 본 죽음이다.


(잉거 크리스텐센: 나비 계곡.  위령곡. 번역, 수잔나 나드)


강 하구로부터 산은 가파르게 상승 한다. 산은 신성한 존재이다. 고대로부터 산은 인간과 신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였다. 따라서 산을 오르는 것은 신성한 행위인 것이다. 산을 오르며 우리는 자신을 정화하는데, 이 곳의 공기는 정말로 깨끗하다. 숨이 가쁘기 때문에 이 맑은 공기가 정말 필요하기도 하다. 우리는 특별한 믿음은 없지만, 그래도 정신적 위로가 필요한 순례자들이다. 오랜 습관은 정말 버리기 힘든 법이다.



베르너 헤르조그Werner Herzog의 영화 피츠카랄도Fitzcarraldo (1982)에서 주인공의 소원은  아마존 정글에 오페라 하우스를 짓는 것이다. 그러나 산마루로 인해 나뉘어진 강의 한 굽이를 다른 굽이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배 하나를 통째로 산 위로 끌어 올려야 한다. 이러한 무모한 계획은 몽상가만이 내놓을 수 있는 계획이나 주인공은 실제로 이 일을 성공시킨다. 그러나 결국 오페라 하우스를 짓는 것은 실패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배를 산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사투가 꿈처럼 연결된다.

예술가는 배를 산 위로 끌어 일을 한다. 작업이 난관에 봉착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창작 행위에는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불가능 한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시도조차 하지 않을 무수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나는 덕유산에서 이러한 몸부림과 이를 극복한, 성공의 일부를 보았다.  


     


24   homepage renewal  
23   From History to Memory_ Jiyoon Lee  
22   Butterfly Dreams, Mirrors and Mountains / Notes for Duck Hyun Cho: re-collection _ Pontus Kyander  
  나비 꿈, 거울과 산 / 조 덕현을 위한 기록 : 리-컬렉션 _ 폰투스 키안더  
20   조덕현의 전시: 리콜렉션 re-colllection _ 신지영  
19   역사에서 기억까지 _ 이지윤  
18   The Scattered Puzzle Pieces _ Dae-Beom Lee  
17   흩어진 퍼즐 조각 _ 이대범  
16   Re-collection : Walking down two women's paths _ Jiyoung Shin  
15   Cho Duck–Hyun _ Ann Landi  
14   조덕현 _ Ann Landi  
13   Ontmoeting: (Trans) fusion of Landscape Portraiture and History Painting by Use of a Symbolical Device in Cho Duck Hyun's Digital Photo-Images _ Inhee Iris Moon  
12   A moral proposal _ Patrick T. Murphy  
11   Two Mysteries Colliding _ Chtistopher French  
10   Leaning forward, Looking back – Jeff Kelly  
9   Restoration of Civilization _ Yongwoo Lee  
8   Reversing the Historical Imagination _ Young June Lee  
7   Entering Yiseoguk _ Choi Won Oh  
6   Cho Duck-Hyun – biographer of illusions _ Jan Donia  
5   From an Alien Past _ Hyunok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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