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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덕현 _ Ann Landi 2008/09/01
조 덕 현


조덕현의 작업에서는 역사, 향수, 로맨스, 정체성, 가족 및 정신성에 대한 관심이 많이 나타난다. 그는 동시대의 다른 모험적인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매체- 회화, 사진, 퍼포먼스, 때로는 대지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주목할 만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의 작품을 보면 자신 안에 내재되어 있는 한국문화의 깊은 뿌리를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서양 예술의 특정 전략 및 미학을 받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1957 년에 태어난 조덕현은 1987년 석사학위 취득 후 1년 후인 1988년 첫 개인전을 가졌다. 이는 화가로서 비교적 늦은 시작이라고 보여질 수 있지만 그의 초기작품을 보면 그가 회화가 지니는 고전주의 형태와 전통적 접근에 대한 철저한 기초지식을 획득한 상태였으며, 동양과 서양 사이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던 긴장을 철저히 이해하면서 동시대 사건에 대한 기록자로서 그의 안목은 이미 옛 유럽 대가에 버금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학생시절의 작품에서조차 놀라울 정도의 확신이 보여지고, 다른 비평가들이 주목하였듯, 그의 작품에서는 에드거 드가Edgar Degas 및 카라바지오Caravaggio 같은 거장들의 영향이 많이 나타난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 가 그린 시스틴 성당 천정화의 오른편에 보면, 이사야 Isaiah 가 인자한 모습으로 자신의 왼쪽에 위치한- 마치 아담의 창조The Creation of Adam에서 아담의 포즈와 같은 포즈를 취하고 젊은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이와 유사한 구도가 조덕현의 <하늘>(1985년)에서도 보여진다. 아마도 작가의 자전적 충동이 표현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러나 <하늘>(1985)에서 보여지는 한국 청년(아마 자화상 아니면 적어도 화가의 대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은 원색의 조각으로 산산조각 부셔져 있어, 얼굴과 손의 사실적인 묘사와 병치(竝置)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이 산산조각이 난 부분은 청년이 자신을 거의 경멸하듯 보고 있는 단호하고 확신에 찬 아버지의 모습으로부터 어떻게 도망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주저의 느낌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조덕현의 학창시절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확신과 세련됨 이면에는 그가 서양의 도상(圖像) – 예를 들어 세잔 Cézanne 의 사과, 앵그르 Ingres 의 오달리스크화(畵), 워홀 Warhol 의 마릴린, 미국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은 엄격한 격자 배열 안에 산재한 파편들과 벌이고 있는 싸움이 감지된다. 그는 또한 정치적인 부분에도 관심을 보이는데 - 1980년대 후반의 한국은 독재정부와 학생 및 노동자들 간의 격렬한 충돌의 시기였다 - <멀티비젼> 과 <소리>에서는 마치 압박과 억제를 대변하는 듯한 밧줄로 묶인, 고통과 억압으로 가득 찬 얼굴들을 보여준다.

1990년경부터 조덕현은 의미심장하면서도 감동적인 역사화를 제작하기 시작하면서 성숙한 예술가로서의 궤도에 올랐다. 그 시기의 다른 예술가들은 – 특히 유럽의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및 크리스티앙 볼탄스키Christian Blotanski - 복잡한 과거사를 재조명하고 이와 화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래된 사진과 역사에 눈을 돌렸다. 당대의 두 거장처럼 조덕현은 사진을 기반으로 한, 마음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이미지들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유적 – 브란덴부르크의 문>(1990년) 및 <20 세기의 추억>(1990년)에서는, 북한군 방공호에서 발견된 처형된 시체들과 버려진 탱크 위에서 놀고 있는 소년들을 흑연과 목탄으로 표현, 무시무시한 전쟁의 공포를 대변했다. 간결한 격자무늬 ‘액자’와 작품에 붙여진 실재 물체들은 작품에 신랄성을 부여하고 있다. <20 세기의 추억>에서 보여지는 군대 휘장의 말쑥한 기하학적 형태의 으스스함과 웃고 있는 소년들로는 전쟁의 대가를 그럴듯하게 얼버무릴 수는 없다.

조덕현은 그 후 몇 년 동안 한국 가족의 오래된 사진에 기초한 ‘추억’시리즈를 계속하였다. 한국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의 국적이 무엇이든 간에, 이들은 멀지만 한편으로는 친숙한, 형식적이지만 접근이 용이한, 모든 사람들의 조상일 것이다. 1991년 딸의 출생과 함께 조덕현은 한국 사회의 여성의 삶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국 여성의 역사” 시리즈를 통해 보여지는 작품들은 익명의 대상들을- 본인이 감당해야 할 슬픔보다 더 많은 것을 목격한 것처럼 보이는 가죽 같은 얼굴의 늙은 여성일지라도 고귀하고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능력있고 흥미있는 작업을 보여주는 사실주의 작가 중 한 명으로 명성을 확고히 한 조덕현은 비슷한 형식의 작업을 지속할 수 있었을 것이나, 만족을 모르는 그의 작가적 정열은 그를 한국 역사의 뿌리에 기반을 둔, 그러나 더 놀랍고 새로운 방향으로 인도하였다. <이서국으로 들어가다> 프로젝트를 위해 조덕현은 뾰족한 귀를 가진 철로 만든 개(犬)라는 이 상상 속 왕국의 유물과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내었다(이 개들은 이후 F.R.P.로 만들어져 작가 및 그의 조수들에 의해 매장되었으며 여러 미술관에서 퍼포먼스 형식으로 발굴되었다). 이 이야기가 실재인지 아니면 허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프로젝트는 유목사회를 은유하는 존재로서의 개를 포함한, 사진과 영상으로 재창조된 동화적 풍경인 것이다. 한 큐레이터의 표현에 의하면 조덕현의 프로젝트는 “추억과 우리가 잊은 것, 그리고 역사를 여러 겹의 해석으로 표현하는 작업”인 것이다.

조덕현이 관심을 가진 또 다른 역사 속의 이야기는-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퍼포먼스”는 작품전체 중 일부에 불과하다. - 1666 년 일본으로 탈출할 때까지 13년을 그의 의사에 반(反)해 한국에서 지낸, 난파된 네덜란드 선원 헨드릭 하멜Hendrick Hamel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멜은 한국에서의 그의 경험을 일기로 남겼고 이 일기는 17 세기 유럽에 있어서는 한국사회에 대한 유일한 정보였다. 비디오 팀과 그가 교수로 있는 이화 여자대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조덕현은 하멜과 그의 선원들이 1654년 남쪽 항구도시인 해남으로부터 수도인 서울까지 말을 타고 달려왔던 그 여정을 답습했다. 이 과정에서 조덕현은 “3.5 세기 전에 하멜이 느꼈을 감정과 경험에 그들 자신들을 몰두시키려고 시도”하였다. 그들은 네덜란드 선원이 소유했을 법한 골동품과 물건들을 수집했다 – 악기, 청동 주전자, 철 가위, 서예판 등은 조덕현의 아들에 의해 일련의 사진으로 전시되었으며 이후, 네덜란드 항구 호르컴에 위치한 하멜의 생가 근처의 링으하벤 운하 속으로 던져졌다. 이 오브제들은 나중에 잠수부들에 의해 회수 되었으며 하멜의 모험의 증거로 제시되었다. “만남encountering”이라고 알려진 이 프로젝트는 고고학의 예술적 실천으로 사실의 무감동한 암송보다는 초혼(招魂)을 통한 역사의 상상적인 재창조였다.

조덕현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은 그의 화가로서의 뛰어난 재능, 한국여성에 대한 흥미 및 도발적인 쇼맨십 경향을 총 망라한 그의 최근 전시, “ 리-컬렉션”에서도 계속된다. “리- 컬렉션”은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조국에 대한 기억과 경험이 본인이 속한 문화에서 벗어나려는 긴장과 열망을 보여주는 두 명의 20세기 여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1928년 출생한 노라 노Nora Noh(첫 이름은 노명자였다)는 19살 때 패션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그녀는 여전히 여성의 전통적인 역할과 보수적인 의상을 고수하는 한국문화에 세련된 당대의 스타일 및 서양의 매력을 소개하는 혁명적인 독립여성이 되어 한국에 돌아왔다.
      
조덕현은 그녀가 걸어온 인생의 한 부분을 갤러리 1층에서 펼쳐 보였는데,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2층은 1950년 일본에서 나고 자라 197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이정선의 이야기이다. 이정선은 영국의 주요  일간지인 데일리 메일The Daily Mail의 사주인 로더미어 자작Viscount Rothermere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1993년 그들의 결혼과 함께 그녀는 귀족이 되었으며 현재 자선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1998년 로더미어 자작이 사망하자 그녀는 그를 화장한 재의 반을 영국에 남겨 놓고 나머지 반은 그녀의 어머니가 안치되어 있는, 그리고 결국 그녀도 안치될 한국 무주의 백련사에 모신다. 조덕현의 로더미어 자작 미망인Viscouontess Rothermere에 대한 존경은 실제 크기의 초상화, 그림, 비디오 그리고 빛나는 연꽃을 포함한 신비한 공간(백련사는 백련이 피어 있었다는 연못 부지에 건설되었다)을 통해 보여지게 된다.

다른 프로젝트에서와 마찬가지로 조덕현은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 비범한 두 여인의 인생을- 한 여성은 서양의 문화를 한국에 소개하고 다른 여성은 서양문화 속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한국의 관습과 재결합하기를 열망하는- 재창조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본인들만의 교류점을 찾고 본능적 이해와 이의 반영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주었다.
이렇듯,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이야기’는 풍부한 분위기의 스토리텔링과 그것이 동반하는 예술작업- 즉 탁월한 창의적 감각, 부분이 어떻에 전체와 연결되는가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작업을 마법적 영역으로까지 끌어 올리는 어떤 신비감-을 통해 표현되는 것이다.


Ann Lan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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